무등산 서석대.
2024년 1월 25일 목요일 대체로 맑음( 쌀쌀하고 차가운 날)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언제부터인가 산에 오를 때면 예전과 다르게
많이 많이 힘이 든다
너무 힘이 들다 보니 발걸음은 느려지고 자꾸만 주저앉게 된다.
늙어가고 있다는 신호겠지?...
한 달에 4~5회 하던 산행을 두 번으로 줄이고
두 번이 한 번 되고 그러던 것이 두 달에 한 번.....,
작년 봄부터는 아예 한 번도 산행을 안 했다.
요 며칠 사이에 우리가 살고 있는 전라도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뉴-스다.
광주 무등산에도 많은 눈이 내렸을 터....
예전에도 그러했듯이 열차를 타고 무등산엘 가보려고 한다.
너무 오랜만이라 갈까 말까 수 없이 망설였지만 가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익산 07:23 출발 ~ 광주 08:44 도착.(무궁화 열차)
광주역 앞에서 무등산 원효사행 1187번 시내버스 09:10 출발
원효사 앞 광장 09:50분 도착. 09:55 산행시작.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서석대 주상절리 상고대.
이 모습이 머릿속에 아른거려
어느새 내 발걸음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수많은 산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데크 위에 머물고 있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면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늘의 태양도 주상절리를 향해 집중적으로 햇빛을 내리고 있다.
주어진 차례가 오면 빠른 속도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 한다.
되도록 많이...
다른 듯 같은 사진, 같은 듯 다른 사진들이 나를 즐겁게 한다.
가까이 당겨서도 찍고.....
밀어서도 찍고......
실컷 찍었으니 또 다른 분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된다.
어찌 되었든 실컷 셔터를 눌렀다.
어느새 내 발걸음은 서석대 머리 위로 향하고 있다.
최근에 개방된 지왕봉을 오르기 위해 출발하는 산객들.
저 위에 감시초소가 있는 걸 보니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요즘 국립공원을 탐방하려면 사전에 예약을 해야 된다.
탐방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 무등산 탐방은 서석대만으로도 만족 대만족이다.
흔히 인생을 산행에 비유하기도 하고 야구에 비유하기도 한다.
내 인생을 야구에 비유하자면 칠십 대 후반이니까 7회 말 투아웃 정도라고나 할까?
7회 말 투 아웃 후에 타석에 들어선 나!
안타를 쳐야 좋은 모습으로 8회를 맞이할 테니까!
역시 정상은 외로워!
바람은 심하게 불고 추위는 살갗을 파고든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아래일 듯싶다.
인생을 산행에 비유하듯 서석대 정점을 찍고 내리막 길로 접어든다.
내리막길은 오를 때 보다 덜 힘들겠지만 안심해선 안된다.
인생이 그러하듯 눈 쌓인 하신길도 여러 위험요소가 곁들여 있다.
눈 이 내려 앉은 서석대.
서석대에서 보는 장불재의 통신시설.
하산하면서 뒤돌아본 천, 지, 인왕봉의 위용.
내려갈 때는 아무래도 아이젠을 착용해야 될 것 같다.
(두어 번 넘어졌더니 무섭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나니 하산길이 부드러워진다.
서석대 정상에서 불던 바람과 추위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하산길의 날씨는 쾌청하고 온화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하산로 길바닥의 얼음이 녹고 있다.
백마봉 조망.
입석대.
옆에서 본 모습.
무등산의 설화.
비록 하얀색 한 가지로만 그려진 그림이지만
총천연색으로 그려진 그 어느 그림보다 화려하고 아름답다.
하얀색으로만 그려진 설화와 그 뒤로 펼쳐진 또 다른 색의 하늘.
가까이서 보는 입석대.
입석대 주상절리.
무등산을 수 없이 많이 올랐지만
입석대가 눈 속에 완전히 뒤덮인 모습은 보지 못했다.
그런 모습을 보려면 대설경보가 발령된 날(입산 전면통제)
와야 되기 때문일 것이다.
입석대 주상절리는 남쪽을 향하고 있어서 완전히 눈 속에 파묻히는 일은 없을 듯싶다.
입석대 주상절리.
무등산의 상록수도 하얀 눈 모자를 썼다.
장불재 방송 통신시설.
오늘 산행은 총 12.3km에 5시간 20여분이 소요되었다.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서 많이 힘들고 피곤하다.
온 삭신이 쑤신다고나 할까?
그러나 마음은 더없이 상쾌하다.
** 귀가는 증심사 버스 주차장에서 02번 좌석버스를 타고
송정리까지 간 다음에 광주송정역에서
16:23 SRT를 타고 익산으로 간다.
16:58 익산도착.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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