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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장산 자연휴양림 이끼폭포.(2022. 03. 26.)

하야로비(조희권) 2022. 3. 26. 20:28

2022년 3월 26일  토요일 비(오후 2시까지 비)

 

모 사이트에서 운장산휴양림 갈거계곡에  이끼폭포가 있다는

정보가 있어서  한 번 가보려고 한다.

(어젯밤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갈거계곡은 서너 번 가봤지만 이끼폭포가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비가 내린 후에 가면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기에 

무작정 집에서 나와 운장산 휴양림으로 향한다.

일기예보에 오전 중에 비가 그친다 했는데 휴양림에 도착한 후에도

비는 계속 내린다.

이끼폭포로 예상되는 곳에 왔지만 계곡물이 많은 것은 물론

거친 물살을 헤치고 건너갈 엄두가 안 난다.

30여 분동 안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방법을 찾으려 해 보지만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뾰쪽한 생각이 안 떠오른다.

결국 산등을 타고 바위 절벽을 우회해서 접근하기로 한다.

 

70대 후반을 향하고 있는 이 몸이 비바람을  쫄딱 맞으며 위험천만한 이 짓을 하고 있는 나.

 한심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오늘도 길을 걷는다.

산을 오른다.

언젠가 걷지 못할 날이 올 것이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언젠가 걸을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다.

 

걸을 수 있을 때 걸어야 한다.

걸을 수 있을 때 산에도 올라야 한다.

오늘도 길을 걷는다.

산을 오른다.

 

걸을 수 없게 될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도 길을 걷는다.

걸을 수 있을 때 걸어야 한다.

 

옷도 젖고 카메라도 젖고 장화 속 바지도 젖고 양말도 젖고.......

그래도 행복하다.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산을 오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오늘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이 너무 많다.

 

6월 하반기 장마철에  다시 와봐야겠다.

그때쯤엔 파릇파릇한 이끼가 한층 더 싱그럽겠지.....

 

카메라도 젖고  옷도 젖고 으스스 추워진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너 나은 내일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