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나들이&해외여행

[필리핀] 플럭산 2,926m. (뿔락산 mt.pulag) 2019. 10. 06.

하야로비(조희권) 2019. 10. 9. 19:47

 

 

[코르디에라 행정구역]

풀락산(Mount Pulag) 2,926m.

 

필리핀 마닐라에 소소한 볼일이 조금 있어서 왔다가

계획했던 일들이 빨리 마무리되어 2~3일간의 여유가 생겼다.

숙소에 머물러 있기엔 시간이 아까워 가볼만한 곳이 없나 인터넷을

뒤져보다가 바다와 산을 놓고 고민한 끝에 내가 좋아하는 산을

그것도 오지 중의 오지라는 풀록 산(일명 뿔락산)을 찾았다.

풀락산은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해발 2,926m

이며 신들의 운동장이란 애칭을 가졌으며 국제 산악인들이

꼭 한 번은 가봐야 하는 산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다만 이곳 현지인들은 등산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나 자신이 영어도 할 줄 모르고 따갈로어는

더더욱 모르니 한심하다고 할 수밖에...  하지만 그냥 포기할 수는 없다.

내 나름대로 탐색하고 또 검색해서 계획을 새웠다.

 

주말을 이용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처조카(재진이)를 꼬셔서 같이 가기로 했다.

재진이는 한국어는 물론 영어, 따갈로어, 중국어까지 구사할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10월 5일(토요일) 새벽 4시.

아얄라 알라방을 출발해 풀락산이

있는 코르디에라 카바얀으로 향한다.

준비가 소홀한 탓으로 많이 불안하지만 

가면서 먹으라고 아내와 처제가 정성 들여

마련한 김밥, 컵라면, 바나나, 과자, 물 등을 차에

싣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 그곳  플록산으로간다. 

차량은 처제가 보유한 차량 3대의 승용차 중 카니발을 운전기사와 같이

제공해줬다.

 

  

 

바기오를 통과하는 국도.

오토바이에 살림살이를 주렁주렁 메달고 도로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

 

산꼭대기까지 주택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바기오 풍경.

(달리는 차 안에서 촬영)

 

아얄라 알라방 빌리지를 출발한 지 7시간 만인 10시에 바기오 입구까지 왔다.

이곳 바기오는 해발 1,500m에 위치한 도시로 기후 조건이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와

비슷한 섭씨 15도 정도라 한다.

 

 

 

 

정체구간에서 벗어나 잠시 쉬며 촬영한 바기오의 산과 하늘.

(마닐라와 전혀 다른 맑고 청명한 하늘. )

바기오는 도로 교통 정체가 심한 곳이라지만

공해는 걱정 안해도 되는듯 하늘이 청명하다.

 

 

 

 

 

 필리핀은 도로사정이 안좋아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2차선이어서 교통체증이 심한 듯하다.

다행히 바기오를 벗어나면서 도로가 한산해졌다.

 

 

 

당초 내 계획은 아얄라 알라방-바기오-카바얀 암방액

풀락산 관리사무소-레인저 스테이션-제1 켐프-제2 켐프.-산행 들머리.

이런 순서였는데 계획이 많이 빗나가고 있다. 초행길이라 그렿기도 하지만

언어소통이 문제인듯 하다.

 

 

카바얀 매디컬센터(건강검진을 받아야 되는 곳)

 

풀럭산에 입산하려면 이곳 병원에서 간단한 검진(혈압, 심박, 등)을 받아야 된다.

비용은 1인당 150페소-우리 돈 약 3,600원.

 

 

 

 

카바얀 암방액 사무소(우리나라 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 같은 곳)

 

건강검진표를  이곳 카바얀 암방액(Kabayan Ambangeg Station)에

 제출하고 나서 오리엔테이션(비디오 시청과 약 10여분 교육)이 있다.

비용: 650페소-우리 돈 15,600원.(현지인은 250페소 외국인은 650페소)

나중에 알고보니 나처럼 70세가 넘은 사람은 경로우대,

군필자는 할인해 준다는데  언어소통이 안되니........ 

 

 

 

 

관리사무소 벽에 걸려 있는 산 개념도.

강사가 열심히 설명하고 당부까지 하지만 나는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

 

건강검진표와 교육필증을 지참하고

이곳 레인저 스테이션에 제출하면 가이드를 선정해준다.

비용은 1인당 800페소.-우리 돈 19,200원.꾀 비싼편이다.

가이드 선정과 더불어 숙소도 배정한다- 텐트 또는 홈스테이드.

우리는 홈스테이드로 정하고 방 2개에 1,200페소를 지불했다.

숙소는 2층 침대로 2명이 사용함.  재진이와 내가 같은 방을

사용하고 운전기사가 또 다른 방을 사용하기로 했다. 

(1인당 400페소)

 

 

 

 

 

레인저 스테이션(Renger Station) 우리의 입산통제소 같은 곳.

이 곳에 병원 검진표와 교육필증을 제출해야 한다.

 

 

 

 

 

앞에 보이는 녹색건물(Renger Station)인 입산통제소에 신고하면  드디어 산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이 화면에  병원부터 관리사무소, 입산통제소,

숙소까지 차례대로 나열해 놓았지만

실은 카바얀 메디칼센터부터 거쳐와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바로 이곳 레인저스테이션으로 와버렸다.

(병원과 이곳 레인져 스테이션은 10km 거리이다.)

 

이 10km 구간은 승용차가 다니기엔 너무 위험하고 험난한 길이다.  

이 길을 오르면서 우리 승용차(카니발)가 언덕을 오르지 못해

현지인들이 밀어줘서 겨우 올라왔다.

그렇게 험한 10km 구간 길을  다시

다녀 오라는데 그냥 마닐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알라방에서 9시간가량 달려왔으니까

운전기사는 휴식이 필요하니  쉬라고 하고

재진이와 나는  지프니를 대여해서 다녀오기로 했다.

1인당 600페소를 요구한다. 

(입산통제소 앞의 빨간색 차가 우리가 대여한 지프니이다.) 

정보 부족으로 1200페소(우리돈28,800원) 가 사라졌다.

아얄라 알라방에서 이곳 레인져 스테이션까지 9시간이 소요되었다.

 

 

 

풀락산 등산로 입구.

 

 

 

달랑 2층 침대만 있는 숙소.

 

(블럭시멘트로 대충 지어진 집. 공동 취사장과 화장실은 한쪽에 마련되어 있다)

알라방에서 가지고 간 사발면에 끓는 물을 부어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오후 4시 30분이 되었다.

오후3시 무렵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시간이 지날수록  천둥 번개를 동반해 주룩주룩 쏟아진다.

내일 산에 가져갈 식량을 준비해야 되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으니 밖에 나갈 엄두가 안난다. 그냥 버티자.

 

가져간 방한 외투와  양말까지 신은채 침대에 누웠다.

춥다.

여름나라에서 느껴보는 추위, 온몸이 부둘부들...

담요 한 장씩 더 요구해서 겨우 쪽잠을 청한다.. 

 

 

풀락산을 산행하려면 2가지 방법이 있다.

방법1.입산통제소에서 산행전날  텐트를 빌려 켐프1을 거쳐 켐프2까지

오른다음에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한 다음 새벽 3시부터 산에 오른다.

(입산통제소에서 제2켐프까지 약3시간소요.산 정상까지는 1시간30분~2시간소요) 

단 주중에만 허용.

 

방법2. 입산통제소에서 텐트 또는 홈스테이드 이용.

새벽 1시30분부터 산행시작.  정상끼지 4시간30분~5시간소요.  

주말에는 방법 2만 허용. 

 

 

 

이른 새벽 1시30분 산행시작.

좌측에 가이드. 우측에 재진이.

 

 

 

 

 

입산통제소에서 제1켐프까지 50분정도 소요되었다.

출발전 컵라면 하나씩 먹었는데 고도가 높고 추워서

한발짝 옮길때마다 숨이차고 머리가 어지럽다.

 

재진이는 벌써 대변이 급하다고 울쌍이고

배속이 울렁거리고 숨이차서 못가겠다고 주져앉는다.

드디어 제1켐프도 가기전에 모두 토하고 만다.

 

제2켐프까지는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위로 오를수록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다.

열걸음 걷고 쉬고 백걸음 걷고 또 쉬고...

 

 

 

구름이 잔뜩낀 동쪽하늘에 붉은 기운이 감돈다.

 

 

  동쪽 하늘이 밝아온다.

 

제2켐프까지 울창한 숲속을 걸었다면

제2켐프를 지나면서 나무는 없어지고 0.6m

전후의 플들이 그자리를 메우고 있다.

 

 

 

 

05:36분 구름속에서 붉은 빛이 고개를 내민다.

그것도 단 몇초간.....

 

 일출을 보려고 이 고생을 했는데 애고 아쉽다..

 

 

 

 

붉은 빛이 2~3회 보였다 안보였다 반복하더니 그냥 거기까지였다.

짙어진 안개비는 굵은 비로 변하고  심하게 불어대는 바람은 온몸을 덜덜 떨게한다.

 

 

 

 

멋진 운해를 기대하고 여기까지 왔건만

기대는 실망으로 아쉬움만 안겨준다.

 

 

 

 

 

필리핀은 6월부터 11월까지 우기철로 하루 2~3회 비가 내린다고 한다.

2~3월에 오면 쾌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오늘도 예외 없이 비를 뿌린다.

 

 

 

 

 

 

 

금새 비는 그쳤지만 더욱 짙어지는 구름...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려 본다.

심하게 불어대는 바람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것 같다.

 

 

 

 

인증사진 남기려고 정상표지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순서를 기다리는 등산객들.

 

 

 

 

 

바람은 심하게 불고 안개비는 옷깃을 적시니 모두가 엉거주춤 웅크리고 있다.

 

 

 

 

 

혹여 안개(구름)가 걷히기를 바라며

하산하는 사람은 없고 계속 모여드는 산행인들...

 

 

 

 

 

저 산객들 중에 우리 가이드도 줄서있다.

 

 

 

 

 

 

[스크랩사진]

위 사진에서 처럼 멋진 운해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랬는대.....

 

 

[스크랩사진]

우리도 멋진 운해를 볼 수 있다 믿었는데.....

거친 비바람만 옷깃을 여미게 한다.

 

풀락산2,926m정상.

 

가이드가 줄서서 기다린 보람으로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다.

 정상표지판이 너무 초라하다.

 

 

 

 

 

정상표석.

측정방법에 따라 조금씩 높이가 다르다.

2.926m

2,973m.

2,972m.

 

 

 

재진이도 꽁꽁 싸맸다.

 

 

 

 

 

 

 

안개가 조금 옅어졌다.(하산하면서 뒤돌아 본다)

 

내 욕심은 조금 더 기다렸다가 멋진 운해를 보고 싶지만

마닐라(아얄라 알라방)까지 9시간을 되돌아 가야하니....

재진이 학교도 가야하고....

아쉽지만 서둘러 하산길에 오른다. 

 

 

 

 

 

산중턱까지 내려왔다. 안개가 조금 옅어졌다.

안개속으로 해가 조금 보인다.

정상쪽은 아예 안보인다.

 

 

 

 

 

 

 

재진이도 오늘 산행이 몹씨 아쉬운듯.............

 

 

 

 

 

 

 

 

 

나무가 보이는 걸로 보아 제2켐프가 가까이 있는것 같다.

 

 

 

 

 

 

 

 

 

제2켐프까지 내려왔다.

 

 

 

 

제2켐프 주변풍광.

 

 

 

 

제2켐프.

 

 

 

 

비가 날마다 내리는 지역이라 나뭇가지에도 온통 이끼가 끼었다.

 

 

 

 

 

 

 

 

 

 

 

 

 

 

 

 

 

 

 

 

 

 

 

 

 

 

 

 

 

 

 

 

 

 

 

재진이가 나 때문에 고생한다.

 

 

 

 

 

 

 

 

 

 

 

 

 

 

 

 

 

 

 

 

 

 

 

제1켐프.

 

 

해발2,000m가 넘는 산 중턱에 계단식 밭이 형성되어 있다.

 

 

 

 

 

 

 

 

길 옆에 예쁜꽃도 피어있다.

 

 

 

 

 

 

 

 

 

2,000m가 넘는 산중턱에 계단식 밭이 조성되어 있다. 

 

 

 

 

 

 

 

 

 

 

 

 

 

 

 

 

 

고냉지 채소 밭.

 

 

 

 

고냉지 채소밭 뒤로 바기오의 산토토마스 산(2,292m)이 조망된다.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

숙소에 오니 9시40분이 되었다.

10시30분쯤 숙소에서 나와 간단하게 목을 추긴후 마닐라로 향한다. 

 

 

마닐라로 가는 길.

 2년전에 올랐던 바기오 울랍산이 구름모자를 썼다.

풀락산 레인져 스테이션에서 바기오까지 약 2시간30분이 소요되었다.  

 

 

 

바기오 울랍산(1,884m) 의 운해

(우측에 미키마우스산도 보인다)

 

 

2년전에 올랐던 울랍산1,884m(좌) 과  산토토마스산2,292m.(우)

 

 

 

 

 

 

바기오 산토토마스산 2,292m.

(생쥐의 귀처럼 두개의 안테나가 있어서 미키마우스 산아라고도 한다)

10월5일~10월6일 2일간 풀라그 산2,926m 트래킹.

왕복 18시간 차량이동과 해발3천미터 가까운 산을 올랐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엄청 피곤한 여행이었다.

70대 중반의 나이로 3,000m 높이의 산에 올랐다는 자신이 대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