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산행 경로.
화암사 일주문-수바위 입구-수바위-성인대 삼거리-신선암 왕복-해산 -미시령 갈림길
-신선봉상봉-화암재-신선봉 왕복-화암사 계곡-화암 불교대학-화암사-화암사 일주문앞 주차장.
약 12.2km 6시간 30분 (내 개인 기준)
우리나라 전역에 비 소식이 있어서 산행을 해야 될지 자꾸만 망설여진다.
이제 내 나이 70줄에 들고 보니 6시간 이상 산행은 내 체력에 한계가 아닐까?
무사히 버틸 수 있을지 겁부터 난다.
새벽 04시.
전주에서 출발한 버스가 화암사 일주문 앞에 도착했을 땐 9시 50분이 되었다.
비는 안 내리지만 하늘은 어둡고 안개가 내려앉아 조망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걱정된다.그러나 내 발길은 이미 신선봉을 향하고 있다.
도로를 벗어나 주 등산로로 접어드니, 눈 길이다.
응달에 아직 눈이 안 녹아 여간 미끄러운 게 아니다.
위 쪽엔 눈이 더 많을 텐데 아무래도 아이젠을 착용해야 될 듯........
얼마 후 결국 아이젠을 착용했다.
발걸음은 한결 자신이 붙었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조망은 꽝이다.
성인대와 신선암을 지날 땐 구름 속에 갇혀 있는 듯 시계가 20m도 안 된다.
눈 쌓인 절벽 암릉길을 네발로 조심조심 기어오른다.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고 등허리 쪽엔 식은땀이 흐른다.
주 능선에 오르니 서서히 안갯속에서 하늘이 열리고......
그토록 보고 싶던 울산바위가 구름 속에 모습을 보였다 감췄다를 반복한다.
이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 산에 오는 것 같다.
내 발밑에 깔려있는 구름바다. 멋지다! 황홀하다. 아마 천국이란 곳이 이런
모습이 아닐는지?.... 해산굴을 지나 미시령 삼거리에 도달하니 바다에
떠 있는 섬 인양 울산바위의 도도함이 돋보인다.
두 시간 전까지 산행을 망설였던 내 마음이 이젠 기쁨으로 들떠있다.
적어도 상봉에 이를 때까진 그랬다.
오후 1시가 지나면서 하늘은 어느새 먹구름에 닫혀가고
조금씩 내리던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이젠 무섭다. 눈 쌓인 저 낭떠러지 내리막길을 어떻게 내려갈꼬?
바람까지 불어대니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의를 꺼내 입는다.
멋진 풍경이 영화의 필름처럼 스쳐가지만 거친 비바람에 품속의 카메라까지
습기를 머금었다.푹푹 빠지는 눈길을 미끄러지고 넘어지기를 수차례, 그러면서
화암재까지 왔다.이제 왕복 1.1km의 신선봉을 다녀와야 한다.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또 망설이는 나, 나 자신.
잠시 내 마음에 갈등이 스쳐갔지만 언제 또 여길 온 단말이냐?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고 용기 내어 신선봉을 오른다.
주어진 시간은 나를 앞질러 저만큼 가고 있는데 내 발걸음은 자꾸만 더디게 움직인다.
비법정 등산로라 나뭇가지가 머리에 부딪치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얼굴을 할퀴고....
내려앉은 안개로 인해 원경을 볼 수 없지만 신선봉은 아름답다. 멋지다.
그래서 신선봉이라 했겠지! 신선봉에서 인증샷만 하고 다시 화암재로 내려온다.
이제 화암사까지 5.4km.
마음속으로 내려가는 길이니 쉽게 갈 수 있겠지, 별거 아니겠지, 얕잡아본다.
아뿔싸!
요놈의 마음이 방정이다.응달에 급경사,
눈길이, 갈 길 바쁜 나를 자꾸만 붙잡는다.
가도 가도 끝없는 하산로! 비법정 등산로라서 이정표 하나 없다.
양지쪽의 눈 없는 하산로.
질퍽거리는 흙길이지만 그 밑엔 땅이 얼어있어 더 미끄럽다.
\또 미끄러지고 넘어지고.....그래도 끝은 있었다.
산행 시작 6시간 반 만에 처음의 화암사 일주문. 그 자리로 돌아왔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아찔한 절벽 비탈 길도 거쳐 왔지만 구름바다에 떠 있는 울산바위,
금강산의 제1봉답 게 수려한 상봉 능선, 수시로 얼굴을 달리하는 변화무쌍한
신선봉의 절경을 조망하며 돌아봤던 오늘의 산행이 너무너무 황홀해서
내 인생의 소중한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다.
금강산 화암사 일주문.
전주 산과 사람들.
오늘도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파이팅!!
오늘의 산행은 이 일주문을 통과하면서 시작된다.
발걸음도 가볍게...
화암사 방향으로 진행.
조금 전까지 내린 비로 인해 바위가 젖어 있다.
보무도 당당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합장.
신선봉 가는 길.
화암사로 향하는 도로를 벗어나 왼쪽 수바위 방향으로 접어든다.
간성군 금강산 화암사.
옛날엔 여기 이 곳이 간성군이였나 보다.
화암사는 하산 길에 관람하기로 하고
오늘의 목적지 신선봉으로 간다.
수바위 측면.
수바위에 오르고 있는 회원님.
갈 길이 바쁘니 여기까지만.....
퍼즐 바위.↑
↓
소나무 숲.
지금부터 조금씩 가팔라지지만 소나무 숲이 운치 있어 좋다.
성인대.
소나무 숲이 채 끝나기도 전에 멋진 바위지대가 나타났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안개도 짙어진다.
시계가 50m도 안 되어 보인다.
이 멋진 풍광을 다 볼 수 없으니 너무너무 아쉽다.
가까이 보이는 기암들만 카메라에 담는다.
성인대.
어찌 보면 안개에 휩싸인 지금의 성인대가 더 신비롭다고
나 자신을 달래 본다.
어쩌면 신선들은 오늘같이 어스름한 날 강림해서
소위 신선놀음이란 걸 할 것 같다.
신선들의 우물에 얼음이 남았다.
삼척의 오십정산을 연상케 하는 돌우물이 신비롭다.
좀 더 큰 웅덩이엔 아직도 한 겨울 인양 두터운 얼음이...
신선대.
신선대.
점 점 더 짙어가는 안개...
동행한 회원님이 자신의 카메라로 찍어 주신 내 모습.
황철봉과 마등령 조망.
운해가 깔린 그 위로 마등령 능선이 떠있다.↑ ↓
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상봉으로 이어지는 앞쪽에는 다행히 안개가 비켜가고 있다.
구름바다 위에 울산바위가 잠수함처럼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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